‘말 오천 온라인홀덤 마리도 오천 마리이지만 정말로 우리가 배워가야 할 것들은 저기 저 기물을 만드는 기술이 아닌가. 하아, 마음 같아서는 저 기술을 가진 이들을 바치라 하고 싶지만 북쪽의 변방이 위태로운 지금 조선까지 적으로 돌릴 수는 없으니.’
조선으로 오는 도중 들린 심양에서 요동 도사는 날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조선의 협력이 있어야 명나라 수도를 위협하기 시작한 달단의 세력을 평정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함평준은 돌아가면 태감 왕진을 뵙고, 조선에 신기한 지식과 기술을 배워올 유학생을 파견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
드디어 혼인날이 되었다.
경혜 공주 희아는 상의원에서 지어 올린 화려한 혼례복을 입고 뚜껑이 없는 마차에 올라 정종의 집으로 친영례를 가게 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궁인들이 나서 얼굴의 피부를 정돈하고 분과 화장품과 연지까지 발라주자 희아는 몰라보게 성숙해 보였다.
화관을 씌워주는 윤서의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
이향이 못내 온라인홀덤 혼인시키는 것을 아쉬워했고, 윤서도 관례를 치를 열다섯 살이 거의 되어 혼례를 올리길 원했지만, 소헌 대비께서 올해 혼인을 시킬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셨다.
“어쩐지 내가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아. 혹여 내 국상을 당하게 되면 우리 희아 혼례가 너무 늦춰질 수 있으니, 지금 시키거라. 정종이 아주 반듯해서 희아와 천생연분이야.”
역사에서 소헌 대비의 승하 후 주자가례에 따른 삼 년 상 예법을 철저하게 지키다가 병약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이향은 세종과 상례 기간을 육개 월로 단축하는 것을 논의 중이었다.
세종 본인이야 태종과 원경 왕후 승하 전에 이미 아들 둘을 두고 셋째를 임신하고 있었고, 상왕과 대비께서 연이어 돌아가신 덕에 후사를 보는 문제에 차질이 없었지만, 만일 왕실 웃어른들이 시차를 두고 연이어 돌아가시면 후대의 왕은 내내 상을 치르다가 후계 문제가 꼬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
이 문제는 상을 상하면 삼 년이나 조정을 떠나 있어야 하는 관료들도 내심 부담스러워하던 사안이라 재야 성리학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표가 거의 가시화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시행할 수 없으니 소헌 대비는 일단 적손녀의 첫 혼인을 안전하게 제때 행하고 싶어 하셨다.
윤서는 온갖 보석이 화려하게 장식된 화관을 씌워준 후 희아의 눈을 마주하였다.
“궁방이 다 완성되지 않아 내년에나 출합해 함께 살겠지만, 그래도 오늘부터 정종이 너의 일 순위가 되어야 해.”